첫사랑 IPA
어매이징 브루어리 첫사랑 IPA
CU에서 판매 중이 첫사랑 IPA. 가격은 한 캔 6,900원 / 두 캔부터 6,000원씩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고급 수제맥주?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CU에서 판매하는 고급라인을 찾아보니 종류가 꽤 많았다.
- 첫사랑 IPA
- 홉스플래쉬
- 흑심 임페리얼
- 흑백 임페리얼
- 올드라스푸틴
- 라이프 맥주 시리즈 등
어매이징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 크래프트 브로스에서 납품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다. 모든 CU편의점에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맥주를 다양하게 취급하는 몇몇 점에서만 취급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맥주를 찾을 때 CU앱 재고조회를 이용해 재고를 확인하고 찾아가서 구매를 했다.
꼭 구매할 때 맥주캔 아랫면을 보길 바란다. 위의 고급 수제맥주라인은 생산일에 따라 맛이 변한다고 하기 때문에 최대한 생산일이 최근인 맥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략 기준을 3개월 정도로 잡으면 된다고 보았다.
이번에 구매한 것은 첫사랑 IPA와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
먼저 첫사랑 IPA의 후기를 남겨보자.
첫사랑 IPA
맥주의 특징이 캔 포장에 잘 나타나 있다.
첫맛은 향기롭고 달콤하지만 끝 맛은 쌉쌀하게 여운이 남는 것이 꼭 첫사랑 같은 맥주입니다. 열대과일, 자몽의 풍미와 함께 홉의 쌉쌀함이 조화로운 쥬시한 HAZY IPA
도수는 6.5%, IBU 40, 재료는 물, 맥아, 귀리, 홉, 효모. 특이하게 귀리가 들어간 맥주이다. 맥주 종류는 HAZY IPA라고 쓰여있다. 홉이 많이 들어가고 필터를 거르지 않아 뿌옇게 나오는 맥주를 HAZY를 붙인다고 한다.
알코올은 일반 맥주에 비하면 약간 높은 편이다. IPA의 유래가 도수를 높여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대부분 6도 이상을 나타내는 것 같다.
쓴맛 수치인 IBU는 40.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수치이다. 맥주라 함은 쌉쌀한 맛이 있어야 기름진 안주에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기 때문에.
그래서 가장 입맛에 맞는 맥주가 필스너 우르켈이다(일본 모기업 제품..). 우르켈도 IBU가 40이라고 알고 있다. 대부분 수제맥주와 국내 맥주들은 IBU 30을 넘는 것을 잘 보지 못했기에 조금 아쉽다. 구미호 IPA가 75로 매우 높은 편이라 가끔 마시는데, 가볍게 마시기엔 또 너무 쓰기에 자주 손이 가진 않게 된다. 이런 IBU 40인 맥주를 보면 참 반갑다.
구매한 맥주의 캔입일은 9월 30일. 약 4개월 정도 지난 맥주이다. 조금 아쉽지만, 최근 캔입한 맥주를 구하기 어렵기에..
서론이 길었다. 맥주를 따라보자.
향이 좋은 맥주는 일반 맥주잔이나 파인트 잔을 사용하기보다는 이렇게 향을 모아줄 수 있는 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와인잔을 선택했다. 와인잔도 볼이 크기 때문에 500ml 캔이 거의 다 들어간다.
어두운 환경에서 찍어서 색이 조금 둔탁해 보이게 나왔다. 짙은 오렌지, 밝은 브라운 계열의 색을 띠고 있다. 또한, 아주 뿌옇게 불투명한 것을 볼 수 있다. 거품 밀도는 꽤 높아 보인다. 맥주를 천천히 따르면 거품이 잔위로 볼록하게 올라오는데, 흘러내리지 않고 거품 헤드를 잘 형성하고 있다.
간단히 시음 평을 해보자면 우리가 알던 라거 맥주, 혹은 4캔 만원 맥주랑 비교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불투명하고 뿌연 맥주로 보이듯이 마실 때 질감이 느껴지는 것이 약간 걸쭉한 느낌이 있다. 청량하고 탄산감 있게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맥주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향은 열대과일 자몽이라고 쓰여있는데 개인적으론 자몽의 풍미가 80% 이상 차지하는 것 같다. 재료에 시트러스 계열의 재료가 없는데 홉으로만 이런 풍미를 낼 수 있다는 것 신기하다. 정말 자몽을 코앞에서 맡고 있는 것과 같이 자몽 향이 아주 풍부하게 나타난다. 거기에 열대과일향 자몽과 비슷한 계열의 과일로 생각된다. 상큼하고 달달한 향.
마셔보니 역시 자몽의 풍미가 맥주를 지배하고 있다. 자몽을 통째로 갈아 마시는 느낌이다.
자몽 과육을 먹을 때 특유의 쌉쌀한 맛이 있지 않는가. 그 맛이 맥주에서 그대로 난다. 거기에 IPA 답게 맥주의 쓴맛이 추가되었고, 맥아의 구수함은 미약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맥주라는 느낌보다 인위적인 단맛을 뺀 자몽 음료의 느낌에 가깝다. 시중에서 파는 시럽과 과육을 조금 넣은 달달한 자몽맥주가 아닌 정말 자몽의 상큼하고 쌉쌀한 맛을 기반으로 잘 만들어진 맥주가 받쳐주고 있는 맛이다.
상큼한 맛에 이어 쓴맛이 치고 올라온다. 이 부분에서는 쌉쌀한 맥주를 좋아하고, 자몽과 같은 끝에 씁쓸한 맛이 있는 과일을 좋아하면 굉장히 좋아할 것이다. 반면에 부드러운 맥주와 귤, 한라봉과 같이 단맛을 좋아하면 조금 어려운 맥주이지 않을까 싶다.
단점은 안주와 페어링 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과 곁들여야지 첫사랑 IPA가 주는 느낌을 100%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맥주가 가지고 있는 향과 맛이 독특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안주를 먹는다면 맥주 맛이 가려져 그냥 무난한 IPA로 기억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캔에 어울리는 안주로 샐러드, 크림파스타, 고르곤졸라 피자, 카레가 쓰여있는 것 같다. 덜 자극적이고 고소한 음식을 먹은 후 상큼하고 가벼운 입가심, 크림 기반의 음식을 먹을 후 약간의 기름짐을 쌉쌀한 맛으로 씻어내는 것으로 즐기면 좋을 것 같다. 가벼운 스낵류도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