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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주류지식

덖은 인삼주 만들기

by kirion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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덖은 인삼주 만들기

술 담그기 세 번째. 이번엔 인삼주를 담았다.

사실 1년 전에 인삼주를 한 병 담고 남은 인삼은 우유랑 갈아먹으려고 편을 썰어 냉동에 넣어놨었는데 반년이 지나도 먹지를 않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덖은 인삼주를 만들어 먹었었다. 

부모님께도 한 병 드렸었는데 맛있게 잘 드셨다고해서 두 번째 담그는 덖은 인삼주이다. 마침 인삼 편이 냉동에 남아있기도 하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인삼주를 담글 땐 인삼을 통으로 술과 함께 담는게 대부분이었다. 

나도 원래는 인삼편을 그냥 해동한 후 넣을까 그대로 담글까 했는데 수분이 많아 보여 살짝 날린 후 담으려고 했다가 커피도 로스팅하는데 인삼도 로스팅해서 담아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시도했던 것이다.

 

덖다라는 뜻이 "물을 넣지 않고 볶아서 익히다"라는 뜻이기도 해 덖은 인삼주라 이름을 붙였다.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인삼을 편을 썰어 수분이 날라가도록 바짝 덖어준 후 담금주를 넣으면 끝이다.

 

준비 재료

  • 인삼 두 뿌리
  • 담금주(25% or 30%)
  • 담금주를 만들 통

 

덖은 인삼

내가 만든 방법은 이렇다.

  1. 인삼 편을 준비한다.(생 인삼을 편썰어도 되고, 냉동해놓은 인삼이 있다면 쓰면 된다.)
  2. 에어프라이어에 120~140도로 30분간 말려준다.(10분에 한 번씩 잘 섞어 뒤집어준다. 나는 냉동되어있는 인삼을 바로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을 길게 했지만, 생 인삼이라면 시작을 짧게 해도 될 것 같다.)
  3. 프라이팬에서 약불로 10분간 덖으면서 겉면 색을 내어준다.
  4. 소주 2L에 덖은 인삼을 넣어준다.
  5. 3개월 후 인삼을 거르고 냉장고에서 1개월간 숙성시킨다.(바로 먹으면 알콜이 튀는고 인삼과 따로 논다.)

에어프라이어로 한 이유는 팬에서 덖으면 잘 타고 수분이 잘 안 마르기 때문에 건조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간편하다는 이유도 있다. 팬에서 하면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위의 사진은 덖은 인삼을 병에 넣기 전에 찍는 것을 깜박해서 3분에 2 정도 양정도 된다. 

인삼을 넉넉히 사용하면 할수록 덖은 인삼주의 맛이 좋아진다.

 

담금주는 30%짜리로 준비했다. 이마트에서 참이슬 담금주 3.6L 12,800원에 구매.

담금주를 넉넉히 산 이유는 블루베리 담금주도 만들기 위해..(술만 많이 만들면 누가 먹을지..)

그리고 담금주 통을 그래도 활용하려고 일부로 큰 병을 산 이유도 있다. 유리병을 사려니 가격이 꽤 비싸더라.

 

이전에 담글 때는 25%짜리로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인삼의 향과 맛이 굉장히 강하게 났다. 그래서 이번엔 도수를 좀 더 올려서 독주로 만들어 보려고 30%를 구매했다. 너무 독하면 얼음이나 물을 조금 타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덖은 인삼주

덖은 인삼을 담금주 2L 정도에 넣었다. 넣자마자 색이 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차를 우리들 술에 인삼을 우려내 먹는 것 같다. 이대로 3개월 정도 상온에서 보관하며 천천히 인삼을 우릴 것이다.

인삼을 뿌리째 넣으면 보통 1년 이상 침출 하라고 한다. 하지만 인삼을 편으로 썰었기 때문에 금방 침출 될 것이라 생각해 3개월로 잡았다. 실제로 3개월 후 걸렀던 인삼주 맛이 괜찮았기도 하다.

덖은 인삼주

저번에 담갔던 덖은 인삼주이다. 딱 한 잔 남았네..

 


테이스팅 노트

색은 옅은 커피색을 띠고 있다. 향은 인삼 향과 시럽과 같은 달달하고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그러면서 사이사이 알콜 향이 끼어있는데 서로가 굉장히 조화로워서 향만으로도 기분 좋게 취하는 느낌이다. 인삼을 덖어서 그런지 약간의 스모키한 냄새와 나무향도 느껴진다. 위스키는 잘 모르지만 나무향 한정으로 버번 위스키와도 비슷한 냄새가 나는듯하다. 

 

맛이 참 신기한데, 처음 입에 넣으면 설탕을 넣지 않았음에도 입에 달라붙은 들쩍지근한 단 맛으로 시작한다. 그 후에 인삼의 묵직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술을 목에 넘긴 후에는 인삼의 쓴맛이 입안에 길게 남는다. 이 쓴맛은 생 인삼에서 느껴지는 쓴 맛이 아니라 덖어서 나오는 쓴 맛과 인삼 쓴맛이 섞여있다. 그래서 단순히 쓰기만 하게 아니라 여운이 남는다. 마치 커피를 마실 때 기분 좋은 씁쓸함처럼. 또한 쓴맛에 단맛이 어느 정도 같이 남아있기 때문에 혀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단맛이 혀에 들쩍지근하게 붙으면서 쓴맛을 같이 붙잡고 있어서 여운이 더 오래가는 듯한 느낌이다. 

 

도수는 25% 임에도 알콜은 튀지 않아서 오히려 인삼의 쓴맛을 생각하지 않으면 부드럽게 넘어간다. 숙성이 잘 된 것 같다. 

따라서 30%로 담가도 이 풍미가 잘 살아날 것 같다.

 


덖은 인삼주를 만드는 방법과 내가 느낀 테이스팅 노트를 써봤다.

뿌리째 사용하는 인삼주는 어느 가정집에서도 한 병씩은 만드는 것 같은데, 인삼을 덖어서 담금주를 만드는 것은 못 본 것 같다.

인삼을 썰고 덖어야 하는 수고가 조금 들겠지만, 기존 인삼주와는 색다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음으로 한 번쯤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담금주 숙성 기간이 짧아서 좀 더 빨리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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